프레스룸

게시판 상세 – 제목, 등록일, 조회수, 작성자의 정보와 인쇄, 공유, 내용, 첨부파일 제공
<엄마의 봄날> 27회

2016.04.01

  • 페이스북
  • 트위터


<엄마의 봄날> 27

굳세어라 순자야


 

* 방송일시 : 1 4 월요일 9 50

 

 강원도 고성군 아야진항. 12월이면 이곳은 양미리 잡이가 한창이다. 새벽 6, 양미리를 실은 배가 들어오면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고, 엮기 위해 나온 어머니 부대로 어판장엔 활기가 넘친다. 중에서도 유난히 손이 빠른 김순자(61) 엄마는 나이로는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막내지만 잘하기로는 동네 최고로 꼽힌다.

 

양미리를 따고 자리를 옮기는 엄마의 다리가 심상치 않다. 절뚝거리는 왼쪽 다리는 구부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망가진 상태이고, 허리는 곧게 세우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쉬엄쉬엄 일하는 법이 없다. 허리와 다리가 아파 양미리 작업을 못하는 대신 일하는 동네 엄마들 밥을 챙겨주는가 하면 직접 생선을 사서 손질해 판다. 바다에 삶을 기대고 30. 부지런히 움직이면 뭐든 돈이 된다는 김순자 엄마는 오늘도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어판장을 누빈다.

 

휘어진 다리는 퉁퉁 붓고 허리는 앉아 있지도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하지만 남편이 시간이 되자 엄마는 저녁 준비로 분주하다. 새벽부터 건설현장에 나가 일하는 남편을 위해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발휘해 보지만 정작 남편은 집에 와서도 왔다는 한마디 없이 무뚝뚝하다. 게다가 다리가 아파 도와 달랬더니 사고치는 일쑤요, 창고에 가서는 함흥차사니 결국 엄마가 뿔이 났다. 엄마는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지만 아빠는 짜증 없이 모든 받아준다. 6 뇌출혈로 쓰러진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집안의 가장 역할을 바로 아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픈 참는 것보다 이렇게 짜증이라도 내는 남편은 고마울 뿐이다.

 

엄마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 3 전부터다. 노후자금 마련한답시고 어판장 일도 모자라 냉동 창고에서 늦은 밤까지 일하느라 그동안 무심히 넘겼던 허리 통증은 심해지고 다리는 휘는 것도 모자라 절뚝거리기 시작했다. 병원도 다녀봤지만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약물 중독까지 생겼다. 유일한 치료방법인 무릎인공관절 수술도 힘들다는 김순자 엄마에게 봄날지기가 찾아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