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룸
<땅의역사> / 37회 / 20180225
<땅의역사> / 37회
태백은 이상향인가? - 오복동을 찾아서 -
방송날짜: 2018년 2월 25일 일요일 밤 11시 50분
역사, 사람의 삶이 기록된 것!
진정한 이상향, 그리고 행복이 무엇인가 찾아나선 박종인의 땅의 역사, 37회!
오는 2월 25일 일요일 오전 11시 50분에 만날 수 있습니다.
4억 5천 년 전 고대부터 존재해 온 땅, 태백.
백두대간의 중심인 그곳에 흐르는 오랜 역사와 전설들!
한강의 시원인 검룡소부터 문이 열리면 이상향의 땅 오복동이 나타난다는 구문소, 그리고 구문소의 문으로 이어지는 ‘황 부자 전설’을 갖고 있는 황지까지!
누구나 그리는 이상향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 태백에 흐르는 신비로운 역사를 찾아 나선다!
물이 흐르는 땅
태백의 황지는 아담한 공원과 함께 조성된 연못이다. 연못 속 용궁의 용이 꿈틀거리다 물을 누렇게 만든다 하여 이름이 황지[黃池]라 붙여진 이 연못은 유명한 황 부자 전설이 깃든 곳이다. 옹색한 황 부자가 스님의 시주를 거절한 뒤, 며느리가 그걸 안타깝게 여겨 스님에게 시주를 했다가 스님을 따라 나선다. 스님이 며느리에게 당부한 사실은 딱 하나,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 것! 그러나 며느리 뒤로 커다란 벼락이 떨어지고, 뒤를 돌아본 며느리는 순간 돌이 된다. 이 황지에서 멀지 않은 산 중턱에 미륵불을 두고 사람들은 돌이 된 며느리라 여기고 있다. 벼락이 떨어진 뒤, 황 부자의 집은 세 개의 연못으로 변하고 말았다.
전설 같은 황지가 흐르다보면 구문소가 나온다. 어느 날 갑자기 뇌성이 치는 소리에 마을 주민 모두가 놀라 나오니 황지에서 떠내려 온 커다란 소나무가 석벽을 뚫었다는 것.
백두대간의 중심 태백은 끝없이 흐르는 물들로 이뤄져 있다.
역사가 흐르는 땅
첩첩산중의 태백의 지형은 안에서는 안락하나 바깥에서는 쉽게 인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산세가 성벽처럼 높다. 그렇기에 옛날 고려가 망하면서 고려에 충성을 바친 72명의 유신들 중 7명의 선비들이 충의를 다지며 이곳에 왔다. 그들의 충의를 높이 사 세운 사당이 바로 칠현사이다. 뿐만 아니라 서애 류성룡의 형 류운룡은 임진왜란 당시 노모를 모시고 이곳 태백으로 환란을 피했다는 기록도 남았다.
지형의 안락함 뿐 아니라 태백은 사람이 정착해서 살기 좋은 곳이다. 바로 물이 풍부하게 흐르기 때문이다. 환란을 피한 선비들이 숨어든 고갯길의 이름은 피재, 그곳에서 흐르는 물은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시작이 되는 곳이니 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가.
그래서였을까? 구문소의 석벽에는 ‘오복동천자개문[五福洞川子開門]’이라고 쓰여 있다. 즉 오복동으로 가는 자시에 열리는 문이라는 뜻이다. 이 이야기는 정감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라는데…. 그렇다면 이 글자는 옛 사람이 예언하며 써둔 것일까?
오복동, 그곳은 이상향의 땅이다.
검은 오복동의 시대, 현대사를 품은 태백
192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장해룡이란 청년이 먹돌배기라는 곳에서 새까만 돌 하나를 줍는다. 그것은 고열량의 석탄으로, 태백은 단박에 석탄 산업의 중심이 된다. 광복 후, 광산의 광부들은 대한민국의 산업 전사가 되었다. 석탄 산업은 풍요를 일으켰고 수많은 사람들이 태백으로 찾아와 부유함을 누렸다. 그러던 어느 날, 1979년 자미갱 함백탄광의 갱도 입구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그리고 1980년, 정부의 석탄산업조사단으로 인해 사북탄광이 갑자기 문을 닫게 된다. 탄광 안은 위험했고 좁았다. 태백의 상장동 벽화마을에는 이때 광부로 일했던 이들이 남아 생생히 역사를 기억한다. 몸이 아파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마음에 크게 아픈 줄 모르고 살았다는 이들.
그러나 광산은 닫혔다.
오복동, 그곳은 과연 어디 있을까?
마음을 둔 곳, 그곳이 바로 오복동
구문소에 쓰인 오복동천자개문[五福洞川子開門]은 전설이 아닌 태백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향토사학자 김강산 씨(68세)가 직접 새긴 글자다. 김강산 씨는 석벽의 글귀를 두고 허황된 이야기를 퍼뜨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했다. 김강산 씨는 검룡소를 발견, 이름을 지으면서 동시에 검룡소가 한강의 발원지임을 밝혀낸 사람이다. 하지만 구문소 석벽에 글자를 새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정감록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이곳에 오복동이 또 올 거라는 강력한 믿음을 가지고 새긴 것이었다.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 태백 바람의 언덕에서 13년 째 살고 있는 이정만 씨(52세)를 만났다. 세상과 멀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들만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들어섰던 것이라고 말하는 이정만 씨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을 짓고 있었다.
끝.

이전
<대군> / 스페셜편 / 20180224 2018.04.05
다음
<얼마예요?>/ 23회 / 20180226 201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