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룸

[모란봉클럽] 213회 - 2019년 11월 10일 일요일 밤 8시 20분

2019.11.08
<모란봉클럽>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0일 일요일 밤 8시 20분 / 213회


출연   이승희(함경북도 회령)          이연지(평양경공업대학)
       최태선(러시아 벌목공 출신)     나원호(국정원 30년 근무)
       김주성(조선작가동맹 출신)      김철웅(북한 피아니스트) 
       이유미(북한 장사의 신)         김지영(김일성종합대학)
       이철은(북한 안전보위부)        오청성(2017 판문점 귀순)
       김가영(북한 유치원 교원)       박수애(북한 리듬체조)
      / 강성범, 김정우, 이상미


'충격과 반전! 미스터리 11월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모란봉 회원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2017년 11월 13일 판문점을 통해 귀순, 그 과정에서 총 5발의 총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나 세간의 화제가 됐던 오청성. 최근 그는 잊을 수 없는 11월의 사건을 또 한 번 겪었다고 말했다. 바로 "북한 식당에 다녀왔다"고 밝힌 것. 오창성은 "운이 좋은 기회가 생겨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것"이라고 말하며 셀프캠을 통해 크루즈 여행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해 현지에 있는 북한 식당인 '평양관'에서 식사했던 경험을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그였기에 더욱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고. 게다가 식당에 함께 들어간 일행이 북한 종업원 앞에서 "북한에서 지낼 때 먹었던 음식과 비슷하냐"는 질문을 던져 난처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어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북한 식당 4개를 보위원 1명이 순회하며 관리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없었다"고 말해 모두가 안도했다. 보위부 출신 이철은은 "북한 당국에서 탈북으로 이슈가 된 사람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만약 알려졌다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청성은 고향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식당으로 향했다고. 그는 식당 내부에 대해 "고전적인 인테리어였지만 카운터에는 북한과 연락하는 휴대전화가 있었고, TV는 한국 삼성전자 제품이었다"고 기억했다. 오청성은 북한 식당에서도 익숙한 한국의 제품이 눈에 보여 어느새 한국 생활에 스며든 자신의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김지영은 "오청성이 생애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며 "공식적으로 올해 12월 22일이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결의로 전 세계에 있는 북한 식당이 문을 닫는다"고 덧붙였다.

신입회원 이연지 역시 11월에 잊지 못할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거래에 모든 것을 걸었다가 2012년 11월 비로소 한국에 입국했다. 이연지는 "남들 다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졸업하고 탈북민 신분으로 북한과 밀거래를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가 졸업한 학교는 북한 중앙 대학인 평양경공업대학. 김지영은 "상업 부분에 꼭 필요한 일꾼을 양성하는 학교"라고 덧붙였다. 
이연지는 북한에서 쉽게 갈 수 없는 학교를 졸업하고 탄탄대로의 인생을 꿈꿨지만 상황이 어려워져 돈만 벌어올 생각으로 중국으로 떠났다. 당시 강을 함께 넘을 일행을 모집하던 중 10대로 보이는 앳된 남자아이를 알게 됐는데, 중국 장백 지역에 친척이 있다는 그의 말에 따라 강을 넘었지만 알고 보니 인신매매였던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는데 바로 탈북 여성들의 숙소에서 싸움이 일어나 중국 공안이 들이닥쳐 3일 만에 북송이 된 것이다. 
보위부에서 조사 받는 도중 그녀가 졸업한 대학이 예기치 못한 또 다른 불행을 가져왔다. 이연지는 "명문 대학을 졸업한 상태로 탈북했다는 게 알려지면 더 불이익이 생길 것 같았다"며 조사 과정에서 졸업한 학교를 숨겼지만, 그녀를 찾아온 보위지도원이 알고 보니 같은 대학 동창생이었던 것이다. 결국 가중처벌을 받아 남들보다 더 힘겨운 조사 과정을 마치며 그녀는 2차 탈북을 마음먹는다.
다시 탈북한 이연지는 인신매매로 팔려간 집의 사정이 좋지 않아 중국 하얼빈에 위치한 한 벽돌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일하면서 우연히 들른 하얼빈 시내에서 한국 간판을 단 식당들이 눈에 띄었고, 벽돌 공장에서 두 달 동안 일하며 모은 돈으로 집에서 탈출했다. 이후 한국 간판이 달린 식당으로 무작정 찾아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식당 사장의 요청으로, 북한에서 밀수로 넘어오는 해삼과 전복 장사에 뛰어든 이연지는 "처음에는 무서워서 넘어오는 해산물의 상태만 뒤에서 봐줬지만 나중에는 배짱이 생겨 혼자 해산물 밀수를 맡아했다"고 고백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둔 국경지대에서 북한 장사꾼과 만나 12년간 직접 밀수품을 거래했던 사연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