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룸

[모란봉클럽] 220회 - 2020년 1월 5일 일요일 밤 9시 10분

2020.01.03
<모란봉클럽>

방송일시 : 2020년 1월 5일 일요일 밤 9시 10분 / 220회

출연    김예영(평양 대동강구역)      박수지(함경북도 무산)
   주일룡(함경북도 청진)        장명진(함경북도 온성)
   나원호(국정원 30년 근무)     김철웅(북한 피아니스트)
   이유미(북한 장사의 신)       김지영(김일성종합대학)
   이철은(북한 안전보위부)      오청성(2017 판문점 귀순)
   김가영(북한 유치원 교원)     박수애(북한 리듬체조)
   / 표진인, 성대현, 김정우


'예측불가! 2000년생이 온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좌충우돌! 10대 탈북소년의 남한 정착 성공기

신입회원 주일룡은 "14살에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 6학년으로 학교를 들어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에 만만해보이지 않기 위해 삭발까지 하고 수업시간에 당당하게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 다들 신기해하면서 다행히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이후 잘 적응하기 위해 친구들을 따라 물통을 가지고 다녔다는데. "여름이라 다들 봉투나 주머니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길래 따라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물통을 담아간 비닐이 음식물쓰레기봉투였다"며 웃픈 일화를 전했다. 창피했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나씩 배우면서 적응해간 그는 중학교 2학년이 됐을 때는 전교 부회장까지 했다고 언급했다. 주일룡은 "유세할 때 엄마가 포스터에 북한식 필체로 써주셨는데 득표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덧붙였다. "공부도 북한에서 배운 대로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 숙제를 하니 어렵지 않게 따라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 때 비보이에 빠지면서 학교와 멀어지고 가출도 감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 북한에 남아있던 큰누나가 한국에 왔는데, 너무 변한 자신의 모습을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봤다"며 "갑자기 북한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생각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들을 위해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선생님도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외고에 지원할 수 있다"고 일러줬다는데. 영어면접을 봐야 했지만, 마침 다니고 있던 교회가 외국인들이 많이 오던 곳이라 자신이 있었고, 그렇게 "지원한 외고에서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입학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입학 후 처음 겪는 야간 자율 학습으로 받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난생 처음 전교 꼴등을 하게 돼 외고의 높은 문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반 친구들에게 조금씩 공부를 배우며 부단히 노력했고, 졸업할 때는 꽤 성적이 올랐다"고 말했다. 졸업 후 그는 "북한과 한국이 정치 하나 때문에 사람들 삶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의 꿈은 법조인이 돼서 북한 주민뿐 아니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 못 받는 사람들 위해서 활동하고, 고향에도 가보고 싶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인권 변호사를 안 해도 될 정도로 사회가 더 좋아지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첫사랑> 때문에 탈북한 그녀의 사연은?

이어서 신입회원 박수지는 '탈북민 유튜버 1세대'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녀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탈북민들과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생각보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2017년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박수지는 11살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접한 것이 (탈북의) 계기가 되었다 말한다. 그녀는 "배우 최수종이 출연하는 <첫사랑>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남한이 못 사는 나라라고 배웠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배운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국경 지대에 살면서 한국 TV프로그램도 많이 봤다고 말한다. "한국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데, 북한식 개그와 많이 달랐지만 4, 5번을 보다보니 재밌었다"며 일화를 전했다. 
또한 그녀는 "한국으로 먼저 간 이모에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더욱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평소 탈북을 반대했던 가족들에게 비밀로 하고, 이모가 보내준 브로커를 통해 두만강을 건넌 그녀는 "북송되어 공개처형 당하는 경우도 알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중국으로 넘어가자, 화려한 불빛 등을 구경하는 것이 재밌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일주일 만에 위험한 순간이 다가왔다. 박수지가 택시로 이동하던 중에 조선족 기사와 백미러로 계속 눈이 마주쳤던 것. 그녀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기도 해 잔뜩 긴장했다는 그녀는 "이동하는 3시간이 며칠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나 다행히 택시에서 내릴 때 기사가 '무사히 가라'고 전해줬다고. 이후 단둥에서 가짜 여권을 만들어 배를 탄 박수지는 "침대칸에서 라면을 먹으면서 일주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