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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봄날] 328회 - 2021년 12월 26일 일요일 오전 8시 30분

2021.12.27

<엄마의 봄날>


방송일시 : 2021년 12월 26일 일요일 오전 8시 30분 / 328회



이번 주 <엄마의 봄날>은 연말 특집 ‘부자 엄마의 특별한 외출’ 편으로 꾸며진다. 36년 간 남편의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아왔던 엄마가 6년간 집에 갇혀 나가지 못하게 된 사연을 소개한다.


봄날지기 탤런트 이훈, 트로트 가수 신성, 정형외과 전문의 신규철은 경북 예천 이부자(79) 엄마네 집을 찾았다. 서리 내린 듯한 백발과 잔뜩 굽은 허리로 한달음에 나와 봄날지기를 반긴 엄마는 6년간 집에 갇혀 종일 마당에 앉아 있어도 사람 구경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너무 외롭고 쓸쓸해 누가 조금만 잘해줘도 반하게 된다고 수줍게 웃었다.


부자 엄마가 6년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된 이유는 집 때문이었다. 갓길도, 인도도 없이 차들이 쌩쌩 달리는 2차선 지방도로에 맞닿아 있는 집에 살고 있는 부자 엄마는 아파서 굼뜬 몸으로 나갔다가 사고라도 나면 본인은 괜찮지만, 젊은 운전자들이 신세 망칠까 걱정이 돼 허리가 굽어 땅을 보고 걷게 된 뒤 6년째 집 밖을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길이 너무 위험하다 보니 이웃들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8남매 자녀들은 모두 살기 바빠 자주 찾아오지도 못했다. 온종일 누군가 찾아오길 기다리며 작은 집에 갇혀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는 부자 엄마는 일주일에 딱 한 번, 생활 지원사가 오는 날에만 집 밖을 자유롭게 나갈 수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마당에 앉아 지원사를 기다리는 부자 엄마는 “나에게도 기다림이라는 게 있다”며 행복한 모습이었다.


봄날지기는 쓸쓸했던 엄마에게 말벗이 되어 주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곧 엄마가 털어놓은 지난 세월에 기함하며 눈물을 쏟고 말았다. 19세 꽃다운 나이에 집 앞까지 찾아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남편에게 시집왔지만,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때문에 지옥 같은 결혼 생활을 했다는 엄마의 눈과 어깨에는 지금도 지게 바지랑대와 맥주병 등으로 맞은 흉터가 남아있었다. 매를 피하자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둘러업고 집을 나서보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떼어 놓고 와야 일을 주겠다는 말에 엄마는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는 어린 자식들을 놓고 나갔다가 자식들이 남편에게 맞아 죽을 것 같아서 떠날 수가 없었다. 무려 36년 동안 고통을 겪은 엄마는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까.


한편, 봄날지기는 허리를 펴고 달랑달랑 가벼운 걸음으로 나들이 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엄마를 위해 즉석에서 특별한 하루를 제안했다. 이훈과 신규철 박사는 따끈한 국밥을 준비하고, 신성은 엄마의 오랜 친구들을 초대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리고 6년 동안 위험한 도로 때문에 집 밖을 나서지 못한 엄마를 위해 도로 갓길에 작은 아이디어를 보탰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엄마의 허리치료를 위해 나선 주치의는 90도로 굽은 엄마의 허리를 보고선 “역대 최악, 치료 불가능”이라는 검사 결과를 내놨다. 부자 엄마는 오래 방치돼 척추 뼈가 붙어버린 허리를 펴고 집 밖으로 나설 수 있을까.